[Update] 목성의 노래 | 홀스트 – Pickpe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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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의 노래

 

 2189년 실종된 비행사의 12년간의 기록.

◆◆

 렌겔 하츠는 이오 탐사 중 목성의 자기권에 들어가 그 인근에 좌초했다. 

 그는 자급자족형 부유 콜로니에서 식이체를 섭취하며 생존했는데, 발견 당시 렌겔은 오랜 무중력 생활의 여파로 골밀도와 근육의 수축력이 크게 감소했으며 정상적인 지상 직립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우주 공간에 노출된 사례가 없었기에 이 사건은 오래도록 매체에서 다뤄졌다. 

 놀라운 것은, 장기간 문명과 사회에서 단절된 상태에 살아갔으면서도 렌겔의 정신 상태는 지극히 평범했다는 사실이다.

 화성 귀환 기지에 돌아온 이후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그의 12년간의 기록이다. (전면에 부착된 숫자는 그의 기록 순서를 지칭한다.)

1.

 테스트, 음성 기록과 영상 장치를 체크했다. 이거 멀쩡히 작동되는 거 맞나?

13.

 시그널 데이터에 남겨진 전파 패턴이 신경 쓰인다. 반복되는 텀은 2분에서 3분… 큰 의미가 있다곤 생각되진 않는다.

21.

 마실 물까지 녀석들에게 줘버렸다. 어서 열매를 맺어주었으면 좋으련만.

33.

 구조대에게 계속해서 통신을 보내고는 있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목성의 전자기파 뿐이다.

37.

 이제 알았다. 왜 아직 내가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를.

 목성의 진동 때문에 구조 요청이 닿지 못하는 것이다. 저 거대한 행성이 있는 한 나에게 구원의 여지란 없다.  

 빌어먹을….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금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44.

 가니메데의 공전 궤도에 다다랐다. 달 보다 흉측한 크레이터가 눈에 띤다. 마치 곰보의 형상,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위성이다. 이 커다란 친구 덕분에 조금은 자기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을 기대해본다.

88.

 좋은 소식이다. 오랜만에 토마토를 먹을 수 있었다. 합성 단백질 외의 식량이 생겼다. 잘만하면 앞으로 수확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189.

 전송을 포기했다. 

 가니메데 다음은 거대한 분화구 덩어리 칼리스토의 차례였다. 콜로니의 앞을 지나치자 지구의 달보다 더 밝은 월광이 번뜩였다. 이런 신비로운 광경은 표류 생활에서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러나 목성의 파장이 너무 강해,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며칠 더 지켜보았지만 여전히 구조 신호는 닿지 못했다.

240.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목성에서 들려오는 저 진동은 분명 무작위적인 자연 현상임이 분명한데 놀랍게도 그 중에 어느 정도 반복되는 부분이 있었다.

360.

 전파 패턴을 복사했다.

404.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시간을 보낼 것이 필요해, 이런 것이라도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자동화가 가능한 모듈이 자기장 때문에 파손된 까닭에 나는 번거롭게 종이와 펜을 이용한 원시적인 방법을 써야만 했다.

.

.

.

◆◆◆

 기록 정리를 끝낸 후 오랜만에 푸짐한 식사를 했다. 메뉴는 교종 감자와 합성 단백질이다. 겉보기엔 희멀건 죽 같은데 오트밀 같은 밍밍한 맛이 느껴진다. 오트밀, 그러고 보니 진짜 오트밀은 어떤 맛이었지? 

 질감도, 식감도 이제 어느 것 하나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생활로 연명해 온 것만도 오늘로 벌써 5년째다.

 “이봐.(hey.)”

 공허한 우주에 말을 건다. 대답이 돌아올 리는 없다. 당연하게도 이곳엔 그 누구도 없으니까.

 사실은… 엄밀히 말하면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저 멀리, 5.203Au 떨어진 곳에는 내 고향이 있다. 하지만 물론 내 목소리가 거기까지 닿을 리는 없다. 이러한 기행은 단지 언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서,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고독을 견뎌내고자 하는 발악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홀로 떠든다. 거대한 세계를 마주보며, 군청의 배경을 수놓고 있는 무수한 별의 별들에게. 

 허나 곧 그마저도 지쳐서 방열 창밖에서 다른 구경거리를 찾는다. 시선을 돌리자 거대한 눈이 보인다. 

 목성의 눈, 대적반이다. 가공할 공전 속도에 생겨난 줄무늬, 수성보다도 큰 소용돌이다. 

 적자색과 주홍의 눈동자가 나선의 형상을 그린다. 그것은 몸서리칠 정도로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말로를 형용 못한 오래된 공포를 자극했다.

 그래… 겉모습은 이토록 신비의 극치이지만, 사실 그 내부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옥 그 자체이다. 

 구름 상층부는 영하 110도에, 대기 평균 온도도 영하 140도에 육박한다. 태양과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한 순간만이라도 조용히 해줄 수 없을까?”

 

저 울림이 멈춘다는 것은, 목성의 폭발이 정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된다면 나는 화성의 구조대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간곡히 부탁한다. 물론 대답은 없다. 돌고래 소리와 비슷한 음파만 메아리 칠 뿐이다. 나는 요즘 필사적으로 이 전파를 분석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섞여 들어온 혼합 전파들을 제거하고, 반복 패턴을 정리한다.

 “가르쳐 달라고, 이봐.”

 미친 짓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실제로 나는 최근 컴퓨터 정신 검진에서 편집증으로 의심되는 점수를 받았다. 짐작 가는 이유는 치고도 넘친다. 표류로 인한 불안감, 고독으로 인한 스트레스… 나는 아마 객관적으로도 제정신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나에게는 이것뿐이다. 여흥거리가 없는 이 우주는 천천히 내 몸과 마음을 좀먹고 있었다. 인간은 섭취와 수면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보다 높은 삶의 목표와 내 생명의 가치를 보장해줄 뭔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내 행동의 정당성을 애써 찾으려 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드디어 패턴 분석이 완료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이 리듬은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러나 동시에 겹쳐지는 부분도 꽤 많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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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

 나는 이것을 치환하기 시작했다.

788.

 실마리가 잡혀가기 시작한다. 이만한 정보가 있다면 목성에 맞서 전파를 중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구에, 고향으로 연락할 방법이….

788-2.

 얼마 지나지 않아서 쓸데없는 희망 고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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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 사전을 완성했다. 이것은… 이렇게 표현하면 멍청하기 그지없지만, 일단 목성의 언어이다. 

 전파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났다. 이제는 그것을 응용할 때가 온 것이다.

 긴 첫 번째 패턴과 짧은 두 번째 패턴을 조율해서 만들어낸 데이터… 이것을 변환기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음성 모두를 모두 치환해서 결과를 만든다. 이렇게 한다면 외계인의 목소리도 번역할 수 있다. 그렇다, 외계인이다. 본래는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계인 것이다. 

 이제 저 거대한 별의 노래를 이제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벼운 흥분이 끓어오른다. 만일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행성에서 들려오는 잡음을 포착한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게 정상적인 말이 될 리가 없다. 만에 하나 된다고 해도, 그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목성이 뿜어내는 파장을 분석하여 그와 같은 주파수를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면 구조대에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처음부터 그것을 노리고 분석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간 나의 노고는 절대 헛수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할 것이다.

 “…여전히 시끄럽구만.”

 계속해서 구조 메시지를 갈갈히 찢어버리는 저 목성의 소리가 너무나 거슬린다. 단순한 주파수가 이런 소리를 만들어낸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원리로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만한 시간을 들였음에도 아직까지 도무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저 멀리 내 고향에 살아가는 현명한 학자들이라면 멋들어지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나는 시스템 가동 스위치를 눌렀다. 곧 이어 분석한 패턴을 음성으로 바꾸는 과정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

 잡음만이 들려온다.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완전히 실패했다. 

 아니,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되어버릴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실패는 성공인 것이다. 웃음이 다 나왔다. 스스로를 향한 조소였다. 

 이제 무슨 낙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내일이 막막해져온다.

 “잠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패턴의 정보가, 평소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그 부분이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멍청할 수가! 초기치환이 잘못된 것이다.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으니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하, 아직은 시간을 보낼 방법이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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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오랜 시간을 들여 2차 수정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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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났다.”

 드디어 완성했다. 최대의 변수부터 최소의 오차까지 완벽하게 보수했다. 조금 과장해서… 만일 행성의 언어가 있다면 그 하품소리까지도 의성어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두렵다. 이미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될 것인지 뻔하다. 나는 순간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기 때문이다. 4년의 걸친 내 쓸데없는 노력에 종지부를 찍는다. 아마 이것이 끝나버리면 나는 삶의 의욕을 잃을지 모른다. 컴퓨터도 내가 자살 충동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며 오래도록 경고를 보냈었지.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목성의 패턴은 수시로 달라지고 있어, 그것을 전부 분석한다고 해서 진동을 중화하거나 반사해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이 우주선에는 그만한 장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런 의미 없는 짓을 했던 것일까?

 호기심과 공포… 돌이켜보면 그 두 가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끝없이 싸워왔다. 높은 정글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궁금해, 나는 매번 고소공포증을 느끼면서도 위로 올라갔다. 

 나는 아무리 두렵다 해도 결국은 그것을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그렇기에 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었던 것이다. 인류의 저 너머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별을 넘어 저 멀리 은하의 바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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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다. 약간의 잡음이 들려오며 번역기가 가동되었다.

 [@#$@#…@!%^….]

 이전과 같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뭘 기대한 것일까?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담배가 있었다면 한 모금 크게 빨아 당겼을 텐데. 강렬한 허탈감과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죽음뿐이란 말인가?

 “…어?”

 그 때였다. 번역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점차 부드러워지더니 익숙한 주파수로 바뀌어갔다. 

 이윽고 음성이 흘러나온다. 

 [들… ^%&%$…들려요? @%%가… 들리나요?]

  

 목소리였다. 영어였다. 내 언어, 그것은 틀림없는 인간의 말이었다.

  “뭐….”

 잘못들은 것이 아니었다.

 들리는가, 분명히 그렇게 물어오고 있다. 

 5년간 반복되던 패턴의 정체가 이것이라고? 약간은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은 수정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자세히 보니 그 부분의 전파 그래프만 휘어져있다. 다시 치환을 시작한다. 역시, 여기서 또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 수작업으로 해가다보니 실수를 한 것이다. 

 수정하고 다시 번역기를 튼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서 그것을 기다린다. 가슴이 두근거리다.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여러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하나는 나와 같이 목성 주변에 표류한 또 다른 사람의 존재였다. 하지만 신호는 목성 내부에서 들려오고 있으니 그 가설은 틀렸다. 애초에 사람이 보낸 것이라면 복잡한 암호놀이조차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인간이 아닌 지적생물체가 보내는 메시지… 그러나 말이 안 된다. 진동은 행성 전체에서 울리고 있으므로.

 “…그렇다면 목성 그 자체가 속삭이는 소리란 말인가?”

 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나는 우주적인 신비를 목격하고 만 것이다. 나는 지금, 목성과… 태양계에서 제일 큰 행성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이다. 나는 여러 생각에 압도되어 멍하니 우주를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무섭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가 느껴져, 나는 지금 순수한 경외심만으로 저 거대한 행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우주 비행사다. 인류의 역사는 지금까지 막연한 무지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을 타파할 이성을 택했다. 나는 현생인류 최초로 태양계의 행성의 의사를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는 용기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나는 자판에 손을 가져가 문자를 입력했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인간의 언어를 지금까지 관측한 목성의 전파로 수정해서 보낸다면 대화를 하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목소리…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들린다. 확실하게 들린다.”

 전파를 발신한다. 구조용 신호기를 거대한 가스형 행성과 이야기하는데 쓰다니. 정말이지 어이없을 정도로 비싼 무전기가 아닐 수 없다. 

 위이잉, 하고 갑자기 하늘이 흔들렸다. 목성의 전자기장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대적반의 눈이 이쪽으로 기운다.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곧 거대한 음파가 수신된다. 답장이다. 나는 바로 그것을 해독한다.

 [누구, 누구입니까?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당신은 무엇입니까?]

 틀림없는 의문사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아까 꺼내든 말을 다시 한 것을 보면 얼마나 상대가 기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되 물음은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답신을 했다는 사실이 자기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내 존재를 알리기로 했다.

 “나는 렌겔. 렌겔 하츠. 인간이다.”

 인간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소개를 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상대는 곧 답을 해왔다.

 [렌겔, 렌겔, 렌겔. 인간, 인간은 무엇입니까?]

.

.

.

3098.

 말상대가 생긴 덕분에 나는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3099.

 나 렌겔 하츠가 인간이라는 생물의 개체 중 하나라는 것과 우리가 그 쪽을 목성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0.

 일주일간 쉬지 않고서 대화만을 했다. 나는 목성을 ‘너(You)’라 지칭했다. 

 작은 문제점이 생겼다. 대화는 성립하지만, 녀석은 내가 인지하는 단어들을 모른다. 그래서 목성이 나에게 건네는 말들은 대부분이 질문뿐이었다. 알려주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나는 매우 지쳐있었다. 나는 나에게 수면이란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취하지 않으면 생물로서 죽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1.

 확인하지 않은 음성만도 67개다. 내가 잠든 사이 목성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대부분이 ‘잠이 들었습니까?’ 와 ‘지금 수면이라는 것을 취하고 있습니까?’ 였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제발 대답해주세요. 또 혼자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였다.

3460.

 이 녀석은 고독하다. 만들어진 몇 십 억년 동안 혼자였다. 

 상상해보라, 나는 고작 5년 정도로 이렇게나 미칠 것 같은 세월을, 목성은 영원과도 같았을 시간을 견뎌온 것이다. 

 나는 밍밍한 음성보다도,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원했다. 프로그램을 수정한다. 내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목성의 감정을 수신할 수 있도록.

3560.

 수정이 완료되었다. 아쉽게도 당장 사용이 가능한 ai의 데이터가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목소리의 패턴은 어린 소녀의 것으로 바꾸었다. 그래도 이제 희노애락을 전달할 수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꽤 귀여운 음성이었다. 목성도 기뻐하는 눈치였다.

3562.

 에우로파를 보았다. 얼음의 균열이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은빛의 위성….

 오래 전에 본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저 두꺼운 빙하의 지층 아래 바다에 생명의 가능성을 이야기했었지.

 물, 바다… 그리고 생명의 존재.

 그간 잊고 있던 지구의 향수를 느꼈다.

3605.

 [렌겔과 다른 개체는 어디 있습니까?]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목성은 그것을 물어온다.

 “저 멀리 태양이라는 거대한 항성 가까이 위치한 푸른 별에 내 동족들이 살고 있어. 인간만이 아니야. 수천, 수만, 아니 수억의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지.”

 그간 알려준 지식들을 토대로 목성은 이해할 것이다. 녀석은 습득이 빠르다. 너무 빨라서 놀라울 정도다. 한 가지를 알려줌과 동시에 엄청난 정보를 습득한다. 마치 지식에 목이 마른 듯이.

 [동족, 인간은 모두 렌겔과 같습니까?]

 “아니, 달라. 인간이라는 종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개체마다의 성질은 조금씩 다르지.”

 [어째서 입니까?]

 글쎄, 어째서일까. 나는 처음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대학 시절 철학 강의라도 들어놓을 걸 그랬다.

3783.

 [렌겔도 죽습니까?]

 “그래, 나도 죽게 되겠지. 언젠가는.”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처음으로 질문이 아닌 대답을 했다.

 [렌겔의 죽음은 슬픕니다.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3802.

 목성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죽음의 개념을 이해하자 수면이 생물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게 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처음 생명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녀석의 질문 공세는 어떤 의미에서는 무서울 정도다.

3855.

 오늘은 인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다.

 [인간, 인간은 어째서 전쟁을 합니까?]

 “그건 나도 대답할 수 없어. 다들 이유가 다르니까. 어쩌면 그래서 싸우는 걸지도 몰라.”

 [렌겔이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녀석은 나를 만물박사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궁금한 게 많아. 모르는 것도 많지.”

[당신도 나와 같군요. 매우 기쁩니다. 공통점입니다. 우리는 닮아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열창이 흔들릴 정도로 목성의 전자기파가 울렸다. 진정하지 않으면 큰일 날지도 모르니 주의해달라고 말하자, 목성은 곧 그 진동을 멈추었다.

4087.

 처음으로 녀석과 싸웠다.

 [악마. 당신은 악마입니다. 잔인합니다.]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을 희생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목성은 화를 냈다.

 [렌겔이 살기 위해 렌겔과 동등한 개체를 섭취하는 것은 싫습니다.]

 생명은 평등하다. 분명 그렇게 말을 했기에, 나는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한마디를 끝으로 침묵했다.

 […저도 렌겔의 죽음은 바라지 않습니다.]

4103.

 목성이 침묵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소행성이 낙하한 것이다. 열세 개나 되는 요철 덩어리들이 목성의 대기로 떨어졌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폭발이 일어나 대적반 아래 적운에 끔찍한 균열이 생겨났다.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불안감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4117.

 이틀이 지나고서야 목성이 말을 걸어왔다. 너무도 반가웠다.

 [작은 아이들이 부딪혔습니다.]

 운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4118.

 녀석은 운석의 궤도를 바꾸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유도한 것이다. 일순간의 중력 그래프가 한없이 위를 향한 기록이 남아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왜 스스로 상처를 입힌 거야? 그렇게 묻자 녀석은 답했다.

 [렌겔이 말해준 저 너머의 푸른 아이에게 닿게 하지 않겠습니다.]

 푸른 아이는 지구를 말하는 것일까.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운석이 목성의 궤도로 끌려가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그것은 분명 지구의 위험 지대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지킨 것이다. 저 멀리 나의 고향을, 지구를. 생명의 보고를.

 “아프진 않아?”

 [아프다, 아프다는 무엇입니까?]

 아, 그랬었지. 녀석에게 통각과 같은 개념이 있을 리 없었다.

4119.

 [푸른 아이가 부럽습니다.]

 요즘 들어 목성은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 자주 표현한다.

 “왜?”

[그 아이는 생명을 만들어냈습니다.]

 4201.

 녀석은 지구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그 질량과 구조, 형태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목성은 지구가 자신보다 몇 십 배나 작다는 것을 듣고 서는.

 [귀여운 아이.]

 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5.9736 × 1024kg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귀엽다고 한 것이다. 확실히 목성은 그와 비교하기 우스울 정도로 거대하다. 지구의 탄생과정 따위를 이야기 하는 사이에, 타이탄이 다가왔음을 확인했다.

4204.

 물리지구학과 분자생물학은 내 전공분야였다. 마치 제자가 하나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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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해, 대단합니다.]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부분에서, 녀석은 탄성을 질러댔다.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진동하는 대기가 여기까지 영향을 주었다.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들리지 않는 듯 했다.

4213.

 녀석이 침울하다.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지구처럼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작열하는 대기와 냉점에 가까운 기온, 더욱이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죽음의 바다만으로 이루어진 기체의 행성에 생존 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 게다가 지구에서 생명을 이끈 가장 큰 공로자는 태양이다. 광합성의 결과로서 바다에 산소가 스며들고, 그것을 시작으로 생물의 다양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목성과 태양의 거리는 멀었다. 그것은 생존의 탄생을 전재로 삼기에 절망적인 거리였다.

4215.

 대기압 100kpa

 질소 77%

 산소 21%

 아르곤 1%

 이산화탄소 0.038%

 이것이 지구의 대기 분포이다. 현재의 생물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이 중 어느 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생태계가 절반이상 사멸한다. 

 목성은 자신의 분석 결과도 궁금해 했다.

 대기압 70kpa

 수소 86%

 헬륨 14%

 메탄 0.%

 암모니아 0.02%….

 거기서 목성은 비명을 질렀다. 슬픈 목소리였다.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생물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환경인지를. 목성은 그렇게 삼일 간 울부짖었다.

4224.

 목성은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해주었지만, 끝없이 질문만을 이어낸다. 그 중에서는 약간 아이러니한 것도 있었다.

 [저는 어떻게 보이나요?]

 나는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

 “아름다워, 무척이나.”

 목성은 침묵했다. 한 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답신이 왔다.

 [지구는, 푸른 아이는?]

 나보다 더 아름다운가, 라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비교하기는 어려워. 지구에는 있고, 너에게는 없는 것이 있는 반면에, 너에게만 있고, 지구에게는 없는 것이 있으니까.”

 [그래도 제가 더 거대하니까.]

 묘한 것에서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정말 귀여운 것이 누구인지를 모르고서.

4227.

 며칠간 뾰루퉁한 태도의 녀석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

 [형제, 제 동생이 있습니까?]

 “그래, 셋이나 있지.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 그것들의 정보를 말해주자, 녀석은 유독 한 행성에게만 반응을 보였다.

 [토성, 토성.]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대기의 색깔이 자신과 같은 갈색이라는 것에 기쁜 것일까.

4228.

 토성을 둘러싼 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목성은 호기심을 보였다. 언젠가 본 얼음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토성의 띠에 대해 그대로 설명했다.

 [부러운 아이.]

  이 녀석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심술을 부린다.

 “너에게도 있어, 예쁜 고리가.”

 [있습니까? 고리가 있습니까?]

 “그래.”

 목성의 고리 계(系)는 희미하다. “헤일로 고리”, “주 고리”, “고사머 고리”로 나누어지는데, 그 실체는 1979년 보이저 1호가 처음으로 발견했다.

 ‘헤일로 고리’는 먼지와 네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되며 입자들의 두꺼운 내부 토러스-플라스마 형상이 도넛 모양을 하고 있고 그 표면을 자력선으로 덮은 모양의 자기계배위-를 만들고, 밝고 예외적으로 얇은 ‘주 고리’와 두 개의 넓고 두꺼운 희미한 두 줄의 ‘고사머 고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까이서 바라봤을 때의 그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토성의 고리보다도 아름답다.

 [기쁩니다. 저도,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성의 흔들림에 나는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감정 전환이 빠른 것이 장점인 녀석이다.

4300.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스스로가 무엇이라 생각해?”

 의외로 답은 빨리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동문서답처럼 느껴졌다.

 [저는 주변의 아이들을 끌어들여 그것으로 유지합니다. 멀리서부터 흘러나오는 줄기에 잡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그것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당기는 것은 아마 태양을 말하는 것이다.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태양계를 떠돌며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 또한 중력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이지, 이 우주는 우연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초자연적 존재를 생각하게 되었다.

 “너는 어떻게 태어났어?”

 [가장 오래된 기억은 떨어져 나온 때부터 시작됩니다.]

 “떨어져 나와?”

 [저는, 아니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우리?”

 [렌겔이 태양계가 부르는 우리 전체와, 지금은 밖으로 떨어져나간 아이들. 우리는 모두가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아득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쯔음부터는 가벼운 것은 가벼운 것끼리, 무거운 것은 무거운 것끼리.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고정된 채 변화 없이 안정되었습니다.]

 태양계의 발생설 중에는 어느 거대한 항성이 충돌하여 그것들이 흩어지며 하나로 되돌아가기 위해 끌어 들인 중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슬아슬하게 조율된 만유인력의 균형, 인력과 척력이 교묘하게 배분되어 공존한다. 기적과 신비로 가득 찬 세계… 그것이 바로 우주이다.

 [모든 것이 하나였을 때, 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세계. 모든 것이 하나에, 저 역시 전체 것이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렌겔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4456.

 이제 녀석과 대화가 힘들어진다. 지성의 차이가 이렇게 벌어질 줄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가끔은 너무 어려운 말을 해서 내 짧은 지식만으론 이해할 수 없다. 

 요즘은 녀석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기껏해야 이 우주와 비교하였을 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서 목성은 영겁의 시간을 겪어오며 세계를 봐왔다. 목성이 몰랐던 것은 기껏해야 인간의 언어 정도였다. 

 이제야 본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연상의 연인과의 자리를 되잡아가는 것일까. 

 연인? 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7860.

 이제 12년이 흘렀다. 콜로니에서 지낸지 그만한 시간이 흐른 것이다. 목성과의 대화에 빠져 너무도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나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다. 이런 생활이 편해지고 말았다. 

 눈을 뜨면 대적반이 아침을 반기고, 교대로 흘러가는 위성들은 인사를 건넨다. 

 그래, 나는 목성과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해왔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목성은 이제 나의 친구이며, 동시ㅔ 스승이자 가족이 되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우주의 흐름을 목성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오늘은 일식이 일어났다. 대적반 표면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랜 시간 목성을 바라본 내 눈에는 그것이 마치 윙크처럼 보인다. 마치 결혼한 사이처럼, 목성의 모든 변화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보통 연인과는 다르게 나는 상대를 안아 줄 수도, 키스해줄 수도 없다. 그저 멀리서 지구의 317.83배나 되는 거대한 아이를 지켜볼 뿐이다.

9905.

 [이별입니다.]

 갑작스런 소식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말일까? 이별이라니? 통역기가 잘못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목성이 단어 이해를 잘못한 것일까?

 [저는 이제 긴 잠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째서, 라고 묻자 녀석은 쓸쓸한 목소리로 답했다.

 [렌겔이 가르쳐 준 여러 가지들에 대해서는 고맙다 이상의 표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불안정한 어휘만으로는… 분명 무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지고 싶습니다.]

 “가지고 싶다니, 뭘?”

 [생명을. 푸른 아이도 분명 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렌겔의 정보에 의하면, 원시의 환경도, 기본적인 베이스도 당시에는 생명이 태어날 환경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바뀌게 할 수 있습니다. 몸이 너무 거대하기에,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생명을,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고 구조의 통일에만 충실히 한다면, 어떻게든 가능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어? 나는… 나는 이제 네 생각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신진대사를 줄인다니, 스스로 동면에 들어간다는 것일까? 행성이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목성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렌겔은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인간과 같은 고등의 생물을 품는 것은 아직은 힘들지만, 아마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명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진심이다. 녀석은 각오하고 있었다. 

 자체적으로 의사를 지닌 테라 포밍, 아직 인류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그 거대한 계획을 목성은 스스로 실행할 셈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렌겔과 대화는 마지막이 됩니다.]

 쓸쓸한 목소리와 함께 목성의 대적반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그것은 분명 목성 스스로가 온도를 높이며, 내부의 기체를 멈추는 징조이다.

 [렌겔, 렌겔. 저 멀리 푸른 별에서 온 인간. 처음 만난 생명.]

 위이잉, 목소리가 흐려진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푸른색이 되고 싶습니다.]

 희미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즐거웠습니다. 기뻤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렌겔과 지낸 짧은 시간들이 가장 벅찼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슬픕니다. 너무 슬픕니다.] 

 소용돌이치던 붉은 대적반의 눈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것은 마치 붉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나는 멍청하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렌겔, 렌겔. 당신이 좋습니다.]

 곧 목소리는 끊어졌다. 후에 흘러나오는 소음도, 전기장도, 자기장도, 그 어떤 센서에도 걸리지 않는다. 

 눈앞이 흐려졌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흐느낌이 세어 나왔다. 

 

 “왜… 어째서?”

 지금 떠나야만했던 것일까? 녀석은 왜 그토록 생명을 잉태하고 싶어 했던 것일까?

 의문만이 산더미처럼 불어난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과학적 사고방식은 ‘어떻게?’ 에 대한 답을 해줄지언정, 근본적인 질문은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제는 내가 질문을 하고, 네가 답해주어야 할 차례가 아닌가. 그런데도 벌써 그것을 멈추어 버리다니. 슬픔이 몰려와 참을 수가 없다. 

 나는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9906.

 목성이 침묵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대적반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해서 주시한다. 

 우주는 여전히 고요했다. 나에게는 이렇게 큰 비극도 우주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아무런 비중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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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다. 인간은 너무나도 작은 존재다. 물질적인 크기뿐만이 아니라 인지능력, 지성… 그 어느 것 하나 이 거대한 세계에서 가치가 없게 느껴졌다. 

 쓸데없는 기대를 가지고서 습관처럼 호출해보았지만 소용은 없다. 목성은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녀석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 싶다. 순진무구한 그 녀석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듣고 싶었다. 

 목소리, 다정한 그 목소리를….

 “…잠깐, 목소리?”

 순간 뭔가에 홀린 듯 뇌리에 어떤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바보같이,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목성의 자기장이 사라졌기에 나는 이제 구조요청이 가능해진 것을. 즉, 나는 지구로 귀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바보는 이것을… 틀림없이 이걸 노린 거였다.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나는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몇 번이고 허공에 소리를 질렀다. 

 멍청이, 바보 자식. 나는 이제 돌아가지 않아도 상관없었어, 이대로 너와 함께 쭉 살아갔어도 좋았었는데… 그랬는데….

9909.

 단 여섯 번의 시도 끝에 나는 무전에 성공했다. 

 현실감이 없다. 12년 만에 다른 인간과 대화해 본 것은. 역양이 다른 것을 보아 상대는 타국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걸까?

 다른 나라, 다른 인종, 다른 개체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모두가 푸른 별에서 태어난 생명인 것을.

9920.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나의 생존 자체를 놀라워했다. 표류 당할 당시의 몸무게보다 12킬로그램이나 줄었지만 내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그 부분이상으로 그들은 놀라고 있었다. 내 정신이 어떻게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들은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욱 충격을 금치 못했다.

9921.

 목성의 침묵은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생성된 이후부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작열하던 가스 행성의 핵이 멈춘 것이다. 그 내부는 매우 느린 속도로 천천히 식어가고 있을 테지. 단 몇 도를 내리는 데만 해도 수천, 아니 수억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모두 말했다. 연구원들은 나를 정신병자 취급했지만 기록된 데이터가 말해준다. 

 분명 목성이 의지를 가지고 있었단 것을.

 그리고 그 녀석은 내 곁에 있어주었다. 

 나는 기억할 것이다. 다정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고, 작은 공통점에 기뻐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질투를 느끼는 귀여운 소녀를….

 지금 목성은 긴 잠에 빠져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영원의 고요에서, 별들의 노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지금 녀석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9922.

 기록 종료.

 사용자 렌겔 하츠의 권한으로 승인 해지.

 데이터는 자동으로 서버에 등록됩니다.

.

.

.

 ◆◆◆◆◆◆

 서기는 끝이 났다. 이제 태양계에 인류는 없다. 

 13억 년 전, 그들은 신 은하로 떠났다. 과거 백 년 채 살지 못했던 그들의 수명이 2천년 이상 늘어난 까닭에 개체 수가 지나치게 증가해버린 탓이었다. 지구의 수용인원을 간단히 넘어선 것이다. 

 자연스레 인간들은 보금자리에서 멀어졌다. 무수한 수의 우주선이 대기권 너머로 날아갔다.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지구는 항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 그러나 버림받은 어머니의 별은 이제 천천히 발화할 것이다. 수성은 이미 몇 천 년 전에 묻혀버렸다. 

 피할 수 없는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곧 대기는 타오르고, 육지는 녹아가고, 바다는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제 이 별에 생물은 살 수 없다. 푸른 별은 몇 백 년에 걸쳐 천천히 기온이 오르고 있었다. 미래를 예측한 인류는 그래서 다른 땅으로 향했다.

 ‘이어지길, 끝까지 이어지길. 내 아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이어지길….’

  푸른 별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염원했다.

 ‘이제 당신의 차례인가요? 저를 이어 푸른 별이 되어주실 건가요?’

 누구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멀리 울려 퍼진다. 

 태양이 다가온다. 하늘이 녹아내린다. 바다가 비명을 지른다. 대지가 찢겨진다. 고온에 뒤섞여가며 지축은 흔들리고 분쇄되어간다. 

 이제 59억 년을 견뎌온 지구는 사라졌다. 앞으로 태양은 더 커질 것이다. 한층 찬란해진 백광은 더 먼 곳까지 뻗어나간다. 이윽고 그것은 저 너머, 음지에 가려져있던 태양계 외곽까지 닿는다. 

 바로 과거 기체로만 이루어진 적갈색의 행성에게로…. 

 그 대기에 비치는 스펙트럼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푸른빛이다. 태양계는 다시금 생명을 잉태했다

──────────────────────────────────────

후기.


 목성의 노래, 그 후.



 안녕하십니까, 아마추어 소설가 나메입니다. 

 

 우선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들어 웹에 제 소설 목성의 노래가 점점 퍼지고 있습니다. 쪽지를 통해 제가 정말 목성의 노래의 작가가 맞는지 묻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목성의 노래의 원본을 찾으시려는 분들도 계시고 말이죠. 여기저기를 찾아보다 여기까지 다다르신 분들은 잘 찾아오셨습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목성의 노래를 쓴 작가가 맞습니다.

 

 이 글을  쓴것이 2008년 여름이니 3년도 더 지난 글이니 새삼스럽게 참 시간이 빨리간다고 느껴지는군요. 당시에는 아는 몇 분들만 읽고 재미있었다고 말해주던 소설이 3년이 지난 지금에는 빛을 발하는가 싶어 기분이 묘하군요.

 

 이 블로그에 게시된 목성의 노래는 지금 인터넷에 퍼뜨려진 BGM이 있는 목성의 노래와 다릅니다. 이 목성의 노래는 최종퇴고가 마무리 된 것으로 묘사와 대사를 수정했습니다. 원본은 현재 제 컴퓨터 드라이브 소설 폴더란에 있으며 현재는 모 아마추어 소설 사이트 단편제에 목성의 노래를 링크해둔 상태입니다.

 

 끝으로 목성의 노래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격려글이 하나 둘 올라올 때마다 흔들리는 저의 마음을 다시 되잡아 주시는군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NASA의 공개자료 : 가청주파수로 변환하여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진짜 목성의 노래)

 


[NYCP] Holst – St. Paul’s Suite


G. Holst / St. Paul’s Suite

1. Jig (00:06)
2. Ostinato (03:31)
3. Intermezzo (5:25)
4. Finale (The Dargason) (09:22)

The New York Classical Players
Dongmin Kim, conductor
March 29, 2015
Church of the Heavenly Rest, New York, NY

THE NEW YORK CLASSICAL PLAYERS
\”Exuberant chamber orchestra!\”
\”Admirably dedicated to bringing free music!\”
TIMEOUT NEW YORK

The New York Classical Players (NYCP) is a professional chamber orchestra composed of highlygifted young musicians committed to bringing free, highlevel concerts to diverse audiences in the greater New York City metropolitan area.
Since its founding season in 201011, NYCP presented free concerts collaborating with some of world’s renowned performing artists such as Kim Kashkashian, ChoLiang Lin, Mark Kosower, CheeYun, Stefan Jackiw, among others. Most recently NYCP has completed its first US National Tour in four major cities with esteemed Sumi Jo, to nearly 10,000 audiences across the country.

www.NYCPmusic.org
www.facebook.com/NewYorkClassicalPlayers
twitter.com/NYCPmusic
www.vimeo.com/nycp
www.youtube.com/user/NYCP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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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CP] Holst - St. Paul's Suite

Gustav Holst – Jupiter


Jupiter, from Gustav Holst’s Planet Suite, being played by The Royal Liverpool Philharmonic Orchestra and conducted by Sir Charles Mackerras.

Gustav Holst - Jupiter

Gustav Holst – Mars


Mars, from Gustav Holst’s Planet Suite, being played by The Royal Liverpool Philharmonic Orchestra and conducted by Sir Charles Mackerras.

Gustav Holst - Mars

Holst – The Planets, \”Jupiter\” for Two Pianos


Gustav Holst The Planets (19141916), No. 4, \”Jupiter, the Bringer of Jollity.\”
Performed by Richard Markham and David Nettle.
Introductory note to The Planets by Imogen Holst:
\”This is Holst’s own version of The Planets for two pianos. Unlike most keyboard versions of an orchestral work it was not an arrangement of the full score. It existed before the orchestral score had been written out, although details of the instrumentation had already been clear in Holst’s mind from the moment when he began sketching the work. The reason that he needed a keyboard version on paper was that he suffered from neuritis in his right arm, and this often prevented him from playing over his sketches while he was composing.\”
Jupiter is perhaps the most wellknown movement from this suite. Starting with the blustery motion emerging left behind with Mercury, Jupiter finally settles on a regal hymn melody (Thaxted). Other upbeat British folk melodies mark the outer sections, forming a stately whole that creates a formidable centerpiece to the suite.

Holst - The Planets, \

홀스트 – 행성 중에서 \”제1곡 화성\”


홀스트 - 행성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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